나는 최근에 기치료를 시작하였다. 누구에게 기치료를 배운 적은 없으나 툼모수행으로 인한 졸화(拙火)로서 나의 내면의 병을 치유하고 나니 드디어 외부로 내 기운을 발산할 수도 있게 되어 자신감에 충만하였다. 그리하여 워밍업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타인을 치료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사람마다 각자 필요로 하는 기(氣)가 같지 않을 것이며 또한 내 기가 받기만 하면 누구나에게나 효험이 있는 만병통치약도 아닐진대 무식하게 내 기를 일방적으로 내보낸다고 하여 기를 받는 상대방에게 과연 영험이 있을까?
그리하여 일단 기치료에 앞서 주불로 모시고 있는 다키니여신과 약사여래불에게 “만일 나의 기치료가 영험이 없으면 악업을 짓는 것이 되니 제발 한번 도와주십시오”라고 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하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상대방에게 내가 어떤 기를 보내야겠다고 선별해서 보내는 것도 아니며 다만 의념과 더불어 혼신의 힘을 다하여 기를 내보낼 뿐인데도 서로 기가 교류되면서 상대방이 알아서 자기에게 맞는 기를 내게서 취하는 것이 아닌가?
예를 들면 국가자격시험을 준비중인 분은 차분하고 안정적인 기가 필요한데, 기치료 중에 계속 코까지 골며 편안하게 잠을 잤다.
또 툼모수행을 하시는 분은 차크라의 정화 및 중맥 개통이 필요한데, 기치료 중에 계속하여 내내 숨을 전혀 쉬지 않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 내가 기를 잘못 주입하여 사망한 것이 아닌가 하고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런데 그 순간 툼모에서 “응당 에너지가 중맥 내에 온정하게 내려오는 때에는 호흡의 동작은 반드시 완전히 멈추게 되며 코나 복부는 또한 반드시 동작을 멈춘다”는 것이 기억났다. 만일 내가 툼모수행자가 아니였으면 당황하고 겁이 나서 흔들어 깨웠으리라.
또 다른 사례로 알코올중독,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등을 겪고 있는 분은 내가 기를 주입하니 “액소시스트”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온몸을 심하게 들썩거리며 급기야 괴성까지 계속 지른다. 이런 현상이 조금 오래 지속되니 이 또한 내가 과도하게 기를 발사하여 부작용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서 나의 동작을 멈추었으나 여전히 진정되지 않아 이에 본능적으로 평온한 기를 내보내니 그제서야 고요하고 평안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과연 영험이 있었을까?”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상상에 맡기겠다.
나는 확신한다. 어차피 현재 나의 툼모적인 경계는 전생의 수행 덕분에 성취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만일 전생의 인연이 있는 자라면 영험이 없을 수가 없다는 것을….
내 경험상 기치료는 기공수행의 경지나 방법보다는 오히려 타고난 치유능력이 더욱 중요하며 또한 자신과 코드가 맞으면 더욱 영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기로서 타인을 치유하는 일이 어디 단지 학습이나 수행을 통해서 성취할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