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대 메테오라를 방문하였다. 물론 종교적인 색채나 공통분모는 없으나 그곳이 왠지 나를 찾아오라고 손짓하며 부르는 것만 같았다. 도로가 없는 한적한 산길을 걸어올라가는데 그 흔한 안내표지판도 없고 또한 주변에 거주지가 없으며 접근이 불가능해 보이는 장소에 건립된 수도원 건물은 마치 금방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메테오라는 사암과 역암이 강물에 의해 침식되어 생겨난 거대한 잔괴이다. 지진 활동으로 단층선과 균열의 수가 늘어나 형체가 일정하지 않은 덩어리로 절단되면서 개별적으로 가파른 암벽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그리하여 그 풍광이 신비스럽고 절묘하다.
이 메테오라 수도원은 11세기부터 은둔자와 수행자들이 거주하며 명상을 하였던 장소이다. 방문 당시에는 관광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너무 고요하여 마치 인적 없는 빈 뜰에 세워진 정자와 같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명상에 들어가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날아온듯 하였으며 그곳에서 치열하게 수행하였던 은둔 수행자의 끝 모를 수행에의 외로움과 고뇌 및 그로 인한 영적인 환희심이 느껴진다. 명상을 방해하는 방해꾼도 없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었다. 만일 다음 생에서 그리스 땅에 태어나면 한번 이 메테오라 수도원에 들어와 평생 이곳에서 명상수행만을 하다가 생을 마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곳이다 .
수도원을 나와서 명상하기에 좋은 곳을 살펴보니 마침 전방이 확 트인 기가 막힌 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가서 보니 웬 젊은 서양여성이 이미 명당자리를 잡고 명상을 하고 있다. 사람 보는 눈은 대동소이한가 보다. 하는 수 없이 그 부근의 뒤편에서 명상을 하였는데 그곳에서 뿜어 나오는 경이로운 기운은 제한된 언어로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왜 이곳이 왠지 땡겼는지 이해가 간다. 명상수행자라면 반드시 한번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