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36도의 무더위…여긴 옥탑방이라서 유난히 덥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팔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나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틀지 않는다. 그리하여 저녁때가 되면 바지뿐만 아니라 빤스까지 축축하게 젖는다. 그러나 별로 고통스럽지 않으니 이미 툼모수행으로 인하여 더위나 추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체질적으로 추위나 더위를 많이 탔으나 툼모로 인하여 겨울이면 배꼽 주위에서 열기가 온몸으로 퍼지며 여름이면 냉기가 퍼진다. 예전이면 밤에도 계속되는 이러한 열대야로 인하여 에어컨을 틀지 않고 밤에 잠을 청하려고 누우면 팔다리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려서 차마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러나 툼모의 단계가 높아지면서 누워있으면 양 손바닥과 양 발바닥(이는 12 주요한 차크라 중에 속한다)에 찬기운이 들어온다는 것이 느껴지며 또 온몸으로 퍼지는데 실제로 바람은 불지 않는다. 그리하여 잠이 스르르 오는데 아마도 신체가 자동 메커니즘에 의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찬 기운을 대기 중에서 흡수하는 듯하다.
5천 년 전 고대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에 의하면 주요한 7개 차크라(맥륜)에 장애가 있으면 병이 생긴다고 보았다. 불면증은 특히 열대야 하에서는 더욱 기승을 부리나 이 또한 차크라가 막혀 있는 것으로 인함인데 이 불면증은 운동을 하여 육체를 피곤하게 만들어서 잠이 잘 오도록 유도하는 방법은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혹 불면증 약을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서 갈수록 약효가 떨어지니 이 또한 좋은 선택이 아니다.
다만 호흡과 명상을 통하여 개선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한다. 예를 들어 가파른 내리막 계단을 내려올 때 몸이 한 발 한 발 발이 알아서 움직일 뿐 일일이 생각하며 조심해스럽게 내려올 필요가 없는 것과 같다.
명상과 호흡을 통하여 차크라의 막힌 부분을 개통하면 굳지 잠을 청하지 않더라도 밤이 되면 졸리게 되며 누우면 바로 기절하듯 수면상태에 들어간다. 무릇 혹독한 추위나 작열하는 무더위에도 힘들어하지 않고 담담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육체적인 쾌락이나 감각적인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통 가운데 진정한 희열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60대 중반인 나 정도의 나이가 되면 누구나 지병이 한두 개 있기 마련이나 공기가 썩 좋지 못한 이 시장통에서 두문불출하고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1년 내내 병원을 찾지 않으니 이를 신불의 가호가 함께 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리하여 교만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더욱 열심히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