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西漢)의 경방은 당시에 유행하던 역학적인 전통과 달리 독자적으로 하나의 역학계통을 창안하였다. 그는 《경씨역전》 중에서 64괘적인 배열순서에 대하여 하나의 새로운 간법을 제출하였는데 후세사람들은 이를 “팔궁설” 혹은 “팔궁괘설”이라고 칭한다. 이는 64괘를 8개 조(組)로 구별하여 곧 乾、兌、離、震、巽、坎、艮、坤적인 순서로 배열하여 “八宮”이라고 칭하였다.
이 팔궁괘적인 배열순서는 《설괘전》에서 이르는 乾坤으로써 부모가 되고 각각 三男과 三女를 통솔한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제출되었다. 4개의 괘는 양괘(陽卦)가 되고 4개의 괘는 음괘(陰卦)가 되는데 이를 8개의 괘를 “팔순괘(八純卦)” 혹은 수괘(首卦)라고 칭한다.
명대에 이르러 납갑의 대가는 정량옥(程良玉)이며 그는 장성원(張星元)에게 비전을 얻었는데 그 점법은 반드시 용신효를 중요시 하였다. 만일 늙은 종이 어린 주인을 점치면 반드시 부모효를 용신으로 하며 젊은 주인이 늙은 종을 점치면 반드시 처재효를 용신으로 한다. 소송을 점치면 먼저 관귀효를 보며 나중에 세효와 응효를 본다. 수명을 점치면 먼저 용신을 보며 후에 부모효를 본다. 시험과목을 점치면 먼저 부모효를 보며 과거시험을 점치면 먼저 관귀효를 본다.
순공(旬空)、월파(月破)、묘절(墓絶)、충산(沖散)의 참과 거짓을 판별하고 비신、복신、호체、변효의 경중을 논한다. 이상이 고포노인의 설이다. 일시적으로 점이 응험하는 신기함은 장성원 또한 능히 미치지 못하는 바이나 이에 따른 점법과 더불어 《주역》의 괘사와 괘상은 서로 괴리(乖離)가 있되 추측하는 방도는 또한 《주역》에 비하여 훨씬 자질구레하다.
그러나 비록 육효점이 이미 주역의 괘사와 괘상과는 서로 괴리(乖離)가 있더라도 지금까지 시정(市井)에서 대략 능히 글자를 아는 자는 또한 납갑법을 학습하였다.
다만 역학자나 대유학자는 납갑법을 경시하였으니 이로써 그 도가 부족하게 되었다. 어찌 납갑의 심오함을 깨닫는 것은 곧 학자가 비록 늙도록 궁구하여도 능히 그 술법을 완성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관로와 곽박은 모두 평생 천지를 헤아리고 귀신을 궁구하는데 의지하였으니 어찌 납갑법을 경시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