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숙소에서 시리아로 넘어가기 전 날 우연히 숙소의 주인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가 이르길 시리아에 현재 내전이 발발하여 오늘부터 시리아로 가는 육로가 막혔다고 한다. 그제서야 뉴스를 확인하니 돌연한 내전으로 그 국가를 벗어나려는 탈출 러시로 인하여 항공이 결항되고 교통이 마비되어 아수라장이라고 보도한다. 만약 하루 먼저 시리아에 입국하였다면 그 생지옥을 몸소 겪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계획을 변경하여 이스라엘로 가기로 하였다. 입국심사를 하는데 뭐가 그리 까다로운지 인터뷰를 30분이나 하면서 별 조잡하고 쓸데없는 질문을 계속하니 나중에는 스팀이 치솟아 뚜껑이 열리려고 한다.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은 규모가 작아서 주변의 성지를 충분히 걸어서 다닐만 하였으며 숙소는 중세 십자군 전쟁 때 십자군들이 머물렀다는 유서깊은 곳을 저렴하게 잡았다.
예루살렘 성지를 모두 둘러 본 후 며칠 뒤에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으로 향했다. 예수가 태어 났다는 곳을 잠깐 보기 위하여 점심도 먹지 못하고 거의 3시간 동안 줄을 서 있었다. 얼마나 대단하길 1분을 위하여 사람들이 3시간을 기꺼히 할애하는지 궁금했다. 내 차례가 되어 그 앞에 서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니 갑자기 너무도 강력한 기운이 들어와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 하였다. 비록 짧은 1분이였지만 말할수 없는 희열을 느꼈으며 그 여운이 꽤 오래갔다.
별로 기대를 안하고 갔으나 그러한 값진 은총을 받았으니 무슨 종교인가를 불문하고 진정한 종교적인 성지는 어디라도 과연 명불허전이다. 만약 한 번 더 예수탄생동굴의 베들레험 별을 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루종일 서서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