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훈자를 방문하였다. 방안에서 바라본 창문 밖 풍경이다. 하루 종일 누워서 쳐다보아도 지겹지가 않다.



며칠 뒤 마을 밑에 위치하는 강가에서 명상을 하려고 내리막 오솔길을 걸어가니 중간에 아주 작은 동네가 나온다. 그런데 웬 한 13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가 갑자기 나타나서 내 팔을 잡아끌면서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한다.
얘가 지금 나한테 왜 이러나? 앵벌이도 아니고 정신줄을 놓은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러니 순간 당황스럽다. 거절하였는데도 조르며 계속 나를 따라오다가 웬 동네 노인이 이 광경을 보고 큰 소리로 야단을 치니 그제서야 발길을 돌린다. 드디어 강가에 도착하였다. 바위에 앉아서 명상을 하는데 흐르는 물소리에 잡념이 씻겨 내려가고 마음이 너무도 평온해진다.

훈자에 있는 발티트성이다. 성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 아담하다. 그러나 고풍스러우면서 주변 광경이 판타스틱하다. 자리 잡고 앉아서 명상하니 몸이 가벼워지면서 왠지 비상(飛翔)할 것만 같고 매우 상쾌한 기분이 든다.

훈자마을에서 도보로 40분 더 올라가서 이글네스트에 도착하여 작년에 묵던 숙소를 찾아가니 주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마을에 동네 꼬마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한번 찍어 달라고 하기에 한 컷…. 역시 세상 풍진에 물들지 않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언제 봐도 귀엽다

1주일을 머물면서 매일 하루에 세 네 번씩 이글네스트에 올라가서 명상을 하였는데 한냉하면서 청량한 바람을 맞이하며 앉아 있으니 천하의 일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이곳에서 부는 강렬한 바람은 태백산 천제단이나 혹은 티베트 라사의 조캉사원에서의 바람과 더불어 강도는 비슷하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이곳이 훨씬 맑고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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