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공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뚬모수행은 수행 과정 중에서 더욱 큰 위험이 따른다. 단전에서부터 내부열(졸화)을 정수리차크라(정륜)까지 끌어올리면 최초에는 엄청난 빈혈과 무시무시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처음에는 그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눈을 번쩍 떴다.
일반적인 기로서 정륜을 개통하는 것도 처음에는 큰 무리가 따를진대 치열한 졸화에너지로서 뚫으니 오죽 하겠는가! 그러나 다시 눈을 감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전생에 뚬모를 성취한 적 있는 수행자였다는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설령 뭐 잘못되더라도 죽기 밖에 더 하겠는가?
한동안 상기증 현상이 발생하며 무의식 상태로 접어들면서 나도 모르게 앉은 채로 방바닥에 머리를 찧는 일이 많았다. 두려움을 극복하며 수련을 계속하니 정륜에서 머물던 기운이 중맥을 통해서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서 단전에 이르며 최초에 단전에서부터 시작된 졸화가 정륜을 거쳐서 다시 내려오니 더욱 치열하게 되면서 온몸으로 퍼졌다.
일반적인 상기증은 피동적이고 통제 불가능하며 또한 기가 머리 부근에 머무니 머리가 멍하며 어지럽고 불쾌한 느낌을 수반한다. 고인 물은 썪기가 쉽듯이 기 또한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순환되어야 한다. 흔히 실제로 기를 느끼지 못하고 단지 막연한 상상이나 기분으로 기를 체내에서 돌린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툼모적인 내부열은 독한 위스키를 마신 듯 뱃속이 불타는 것을 분명하게 느끼며 각 7개 차크라로 올라가면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험한다. 그리고 정수리차크라에서 상기증이 아니라 대락(大樂)과 무이(無二)적인 지혜를 체험한다.
주화입마, 상기증 등은 흔히 기공 수련 중에 일어나는 부작용이다. 특히 스승이 없이 나같이 홀로 수행하는 자에게 치명적인 장애이다. 다른 기공은 자세히 모르겠으나 툼모수행은 반드시 전생적인 인연이 있어야 성취가 가능하며 만일 전생의 수행인연이 없다면 반드시 가르침을 받을 만한 이미 뚬모를 성취한 영적인 스승을 구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아무한테나 전수해주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만일 단전에서부터 내부열(졸화)을 인위적으로 끌려올려서 정륜까지 이르게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면 상기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졸화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자는 끌어내릴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