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기치료 행위는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는 서로 교류되는 성질이 있는지라 만약 제대로 기치료에 임하면 기치료를 받는 자의 탁한 기가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리하여 만일 상대방이 기치료로 인하여 확실한 효과를 보았다면 그에 비례하여 자신의 운이 깎이며 또한 그 탁기로 인하여 자신의 수명이 단축된다. 혹자는 타인의 몸에서 빼 낸 탁기를 곧바로 자신의 손바닥에서부터 허공으로 날린다고 호언장담하나 그건 착각일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기치료는 불교적인 논리로 보면 심신의 병은 과보와 인연에 의하여 온 것이니 이를 자신이 대신 짊어지는 행위이다. 비유하자면 남의 빚을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대신 갚아주는 것과 같다. 혹자는 자기의 기를 사용하지 않고 우주에 떠도는 대자연의 기를 빌어서 기치료를 하니 자신의 기는 소모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또한 남의 돈을 빌려서 남의 빚을 갚는 것이니 결국 자신의 부채가 늘어나며 언젠가 갚아야 빚이 되니 결론은 마찬가지로 귀결된다. 기치료는 지압이나 마사지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성욕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자이라면 나쁜 운이 들어오는 해에는 성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 기치료는 현행법상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가 의료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불법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니 아직은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못한 음지의 분야이다.
더불어 기치료는 만약 기치료를 받은 자가 효과를 보지 못하면 아마 사기꾼이라고 자신을 욕할 것이다. 암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야이다. 이외에도 달리 할 일이 많은데 굳지 각종 위험을 감수하며 기치료를 고집할 필요가 있겠는가?
현재 각종 기치료적인 방법이 존재하는데 기치료 과정에서 대부분 가벼운 신체적인 접촉이나 혹은 농도가 짙은 신체 접촉을 하고 있다. 기치료는 보이지 않는 기를 불어 넣는 것이니 아무래도 옷을 입은 상태에서 행하는 것보다는 탈의를 하면 모공을 통하여 직접 기가 들어가니 더욱 강한 기운을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환자의 몸에 신체접촉을 하면 기치료사는 보다 많은 자신의 기가 빠져나가니 혹 아예 상대의 몸에 손을 대지 않거나 혹은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는 기치료사들도 있다.
나는 산에 수행하러 올라가면 종종 기공 수련자나 기치료하는 자를 만난다. 예전에 풍채가 수려하여 마치 신선 같은 용모의 40년 이상 기수련을 하고 있던 근엄하고 나이가 지긋한 도사를 만난 적 있다.
그 도사가 어느 날 그곳에 머물던 어느 보살의 기치료를 해주었는데 하필 그 보살은 수천만 원 짜리 굿을 했던 국보급 무속인이었으니 기감이 얼마나 대단하였겠는가? 기치료 도중에 그 보살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이르길 “지금 뭐 하는 거냐? 나를 여자로 생각하며 몸을 만지는 것 아니냐?” 하고 따지니 그 도사는 얼굴이 시벌게지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쫓겨나서 그 다음 날 바로 하산하였다.
대화해 보니 치열하게 수행하며 나름대로 대단한 도력을 가진 보기 드문 수행자인데 어쩌다가 그런 개망신을 당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래서 조선조 최고의 유학자 중에 한 분인 서화담도 남자가 가장 통과하기 힘든 문이 도화문이라고 했던가?
어떤 자는 기도 중에 의통(醫通)하여 기치료를 하였는데 유명세를 타서 한 달에 수천만 원씩 벌기도 하면서 승승장구하다가 미처 2년도 되지 않아 어느 환자의 부위를 잘못 건드려서 반신불수로 만들어 재산을 다 날리고 구속되었으며 그 후 종적을 감춘 사례도 있었다.
또한 자신의 기가 강력하다는 것은 신체감각이 매우 예민해지며 곧 자기보다 약한 상대방의 기를 더욱 잘 느낄 수 있고 나아가 통제까지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혹자는 이러한 능력을 교묘하게 악용하여 산에 올라와서 기도객의 기를 빼앗는다든지 혹은 자기 마음에 드는 상대를 기로써 휘감아서 자기에게 복종하도록 만드는 소위 낚시질을 하는 못된 짓을 하기도 한다.
무릇 기치료는 내면적인 수행이 부족하여 여성의 신체를 돌같이 보지 못하여 상대의 신체를 만지는 중에 한 조각이라도 음란한 생각이 일어나면 이는 악업을 짓는 것이며 또한 그로 인하여 탁한 기운이 상대방에게 들어간다.
그리하여 만약 불력을 빌어 기치료를 행하는 불교도가 기치료 중에 조금이라도 그런 음란한 생각이 일어나면 기치료를 중단하고 오로지 정진수행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간지옥에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남들보다 매우 저렴한 최소한의 금액을 받고 기치료를 해주는 것을 마치 보리심을 행하는 듯 말하는 승려도 간혹 있으나 보시가 아니라 보수를 받는 이상은 일반 정통 불교도의 눈에는 모두 땡중 내지 잡승으로 보일 것이다.
남이야 나를 어떻게 보던지 무릇 인연법에 의하여 기치료를 행하는 자이라면 반드시 내가 상대를 기치료하여 만약 상대방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 단지 상대를 지옥에 빠뜨리게 만든다는 깊고 절실한 마음으로 전력을 다하여 기치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