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온오프라인에서 자신도 미처 체험하지 못했거나 혹은 잠시 맛본 신통력이나 영적인 능력을 은연중에 과시하며 누구나 수행하면 얻는 것이 가능하다고 떠드는 부류가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원래 백해가 열리면 마장도 덩달아 들어오는 법이다. 이를 쳐 낼 능력이 안 되면서 단지 천문이 열려서 신통력이 생기길 바라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그리고 신통력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신통력을 달라고 하늘이나 신불에게 미친 듯이 매달린다고 주는 것도 아니다. 나는 수행을 편안하게 선방에 앉아서 하지 않았으며 노천하우스를 좋아하는 체질이라서 국내외의 산천을 주로 다녔다. 그러다 보니 신통력을 얻으려고 모여드는 각종, 각파의 무당, 승려, 기공수련자, 도꾼들을 많이 접하였다. 그 중에는 신통력을 한번 얻어 보겠다고 산에서 100일기도, 천일기도를 여러 번 했던 자들을 많이 만났으나 모두 솔찍하게 건진 것이 없었다고 고백하였다.
일전에는 자신의 스승과 더불어 산에서 수행하다가 갑자기 마장이 들어 온 어떤 제자가 미처 같이 있던 스승의 도력이 약하여 이를 처내지 못하여 제자가 똘아이가 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신통력을 얻으려다가 몸이 망가진 자들도 많았으며 혹은 기도나 수행을 통하여 얻은 신통력이 마냥 갈 줄 알았다가 갑자기 없어져서 그 후로 아무리 노력하여도 다시 찾지 못한 자도 많이 보았다. 원래 타고날 때부터 가지고 온 능력이 아니라 우연히 얻은 능력은 내용연수가 끝나고 감각상각할 것이 없으면 언젠가는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게 마련이며 조그만 남다른 능력을 얻으면 각종 부작용도 같이 따른다. 예를 들면 불면증에 걸린다든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자꾸 좋지 못한 것이 예견되는 등등….
예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사르트르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기의 평생 꿈은 평범하게 사는 것이라고 술회하였다. 그렇다. 평범한 것이 가장 무난하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좋다. 남달리 튀면 그만큼 구설수가 따르는 것이 세상사이다.
그러나 종교인이나 영적인 삶을 추구한다면 이는 이미 평범함을 벗어난 것이며 남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길도 아니다. 만약 신통력이 필요한 자이라면 현재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자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신통력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특히 중생구제는 입으로 하거나 물질적인 보시로 할 수도 있으나 진정한 신통력이 없으면 상대를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지는 못한다.
신통력은 방편력이다. 이러한 영적인 능력이 있어야 비로소 진정으로 상대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병도 고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인지라 상대의 내공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시스템이 없다 보니 이 판은 사이비들이 난무하게 된다.
신통력은 말로서 증명되는 것이 아닌지라 사람들에게 실제로 보여 주어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본 자는 보아서 못 믿고 안 본 자는 안 보아서 믿지 못하는” 신통력을 발휘하는 자를 듣거나 만나보지 못했다. 말로만 떠드는 자는 많이 만났어도…
예전에 인도의 크리슈나무르티나 마하리쉬 같은 성자들은 사람들이 보는 순간 그 존재감에 압도되어 숨이 막힐 지경이 된다고 전해진다. 적어도 이 정도 내공이라도 지녔다면 그 침묵의 파장으로 얼마든지 상대의 내면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방안에 앉아서도 사방 멀리까지 자신의 기운을 퍼뜨릴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