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뚬모는 깨달음과 동시에 무병장수를 얻을 수 있는 최상승의 기공이다. 그런데 막상 현지의 밀교승 조차 뚬모수행을 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들어 본 적은 있다” 정도의 답변으로 그친다. 이런 최상승적인 수련이 일반화되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추측건대 법기가 되는 자에게만 전수하는 밀교적인 특성 때문일 것이다. 대개 뚬모를 배우려면 티베트의 카규파나 겔룩파에 입문하여 엄격한 기초 수련을 거친 후에 스승의 인가를 받은 선택된 자만이 비로소 전수받을 수가 있다.
이 최상의 뚬모수행이 이리 폐쇠적인 것은 아마도 수행 과정에서의 위험함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 나의 경우는 기식을 단전으로 내리면 마치 뜨거운 물을 잘못 삼킨 것처럼 단전이 뜨거워지면서 그 뜨거운 불기둥이 심장으로 솟구쳐 올라오는데 그때 폐부위에서 통증이 일어난다. 이는 선천적으로 심장이나 폐가 약한 자가 뚬모 중의 보병기수행을 하면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하여 종객파대사 또한 심장에서 졸화가 발생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였을 것이다.
특히 뚬모는 실전수련이며 처음에는 기초이론이 필요하나 나중에는 그 이론을 잊고 자기의 체득에 의존하여 공성의 힘으로 성취해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풍부한 이론은 이렇다 할 도움이 되지 않으며 또한 몇 십 년을 수행했다든가 혹은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유명한 스승의 지도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단지 현재 도달한 경지가 중요할 뿐이다 무릇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근기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의 체험에 의존하여 남을 함부로 가르치는 것은 부적절한 행위인 듯하여 나는 누굴 가르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상 혼자 향유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좋은 수련이기에 혹 나같이 전생의 수행인연으로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자가 있을까 하여 이번에 뚬모수행에 대한 졸저를 출간하였다.
뚬모수행은 우선 중맥(中脈)이 개통되어야 하는데 이 뚬모의 중맥은 신체 내의 맥일 뿐만 아니라 달리 中 즉 공성(空性)을 의미한다. 생각건대 공성의 지혜를 닦는 것에는 무관심한 채 단지 뚬모의 효능에만 매료되어 뚬모수행을 하고자 한다면 이는 아마 백년하청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가다가 중단하면 아니 간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지만 그러나 뚬모수행은 비록 영열을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나아 간 많큼 이득이 있다. 대개 세상 사람들은 어떤 일을 행할 때 먼저 이득과 손실을 따지게 되나 결과는 다키니여신에게 맡기고 묵묵히 같은 걸음으로 매일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일취월장하여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